"물 나오는 곳 대부분 폐쇄"…심각한 강릉, 역대 최악 가뭄
29일 한국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강릉지역 87%의 식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이날 오후 기준 15.7%까지 하락했다. 이는 평년 저수율 70.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강릉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변우현 씨는 뉴스1TV에 "공공 화장실부터 해서 물이 나오는 데는 거의 다 폐쇄한 상태"라며 "가정집이나 공공기관에서도 수도계량기를 50% 이상씩 잠그고 있다. 더운 날씨고, 물이 가장 필요한 계절인데 단수가 될까 봐 걱정"이라고 밝혔다.
변 씨는 "소상공인이나 사업하시는 분들은 큰 물통을 가지고 나와서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더라"며 "작년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내렸는데 올해는 유난히 안 와서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강릉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32일째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처럼 비가 오지 않을 경우에는 9월 20일경 오봉저수지의 물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병식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1TV와의 전화에서 "물 공급받는 데가 거의 없이 오봉저수지 하나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결국 강릉이라는 도시의 성장에 따라 공급을 늘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 여름 강릉에만 유독 가뭄이 심한 이유로는 "예전에 비해 장마전선이 거의 안 올라오고 있다"며 "태백산맥에 막혀서 영서지방에 비가 내리고 영동지방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기후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인구 유입이 많고, 인구 대비 물 사용량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이라며 "올해 (강릉) 누적 강수량이 예년 평균의 50% 정도도 안 된다. 증발량도 보통 40% 정도인데, 올해는 155%에 달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속초 쌍천 지하댐처럼 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지만 강릉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강릉시의 물 부족 문제는 단순하게 단기적 가뭄으로 볼 수는 없다. 수원의 다변화와 더불어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 20일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50% 잠그고, 농업용수 급수를 조절하는 제한급수에 돌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7일부터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대에 접어들자 사실상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급수 2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를 일부 실시했다.
출처: 뉴스1(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8456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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