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주우앵커, 최혜림앵커
■ 출연 : 김병식 /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강릉에서는 심각한 가뭄 문제 때문에 기우제까지 지냈습니다. 역대 최악의 가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강원대학교 방재전문대학원 김병식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교수님, 지금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가요?
[김병식 교수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어제 기준으로 17.8%까지 떨어졌습니다. 1977년 저수지가 만들어진 이후 48년 만에
역대 최저치에 해당되는 저수지라 할 수 있고요. 더 심각한 건 이 저수율 최저치가 연일 새롭게 갱신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여름에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비 피해가 컸는데 강릉은 상황이 완전히 달랐던 거네요.
[김병식 교수님]
최근 6개월간의 강릉시의 누적 강수량은 약 387mm로 평년 절반 수준에 그치는 정도입니다.
전국적으로 물 폭탄이라고 불릴 정도의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진 반면, 강릉을 비롯한 일부 영동 지역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가뭄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왜 유독 영동 지역에 비가 오지 않는 건가요?
[김병식 교수님]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요. 그중, 지형적인 특성이 큽니다. 영동지역은 태백산맥을 경계로 한반도 동쪽에 위치하는데요. 여름철 장마전선이나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저기압성 강우대는 주로 서해안을 거쳐 내륙으로 진입해요. 이때 태백산맥이 장벽 역할을 하면서 동쪽으로 비구름이 넘어오지 못하는 거죠. 또 한가지 이유로는, 기후 위기를 들 수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극한 강우와 극한 가뭄이 공존하는 양상이 발생하는 것은,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기후 위기의 시작이라고 보는 겁니다.
[앵커]
가뭄 때문에 생계 위협까지 받는 만큼, 하루빨리 가뭄이 해결되어야 할 텐데요. 강릉에 유독 가뭄이 반복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김병식 교수님]
강릉은 생활용수의 대부분을 오봉저수지 같은 소규모 저수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저수 용량이 적고, 강수 편차에 민감하다보니 강수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수위가 급격히 하락하는거죠.
[앵커]
그러면 수도권처럼 대형 댐이나 다양한 취수원을 활용할 수는 없을까요?
[김병식 교수님]
네, 반복적인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말씀하신 부분들이 필요합니다. 특정 저수지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하천수를 활용하고 소규모 보조댐, 해수 담수화 같은 다양한 수원을 확보해 나가는거죠. 강릉은 비가 많이 와도 곧장 동해로 빠져나가는 급경사 지형을 가지고 있는 만큼, 빗물을 일시적으로라도 저장할 수 있는 인공지하 저류지, 빗물저장시설과 같은 분산형 저장 인프라도 절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다양한 대안을 통해서 가뭄을 해결한 사례가 있나요?
[김병식 교수님]
강릉과 함께 상습 물 부족 지역으로 알려졌던 속초시가 아주 좋은 사례인데요.
2021년 지하에 거대한 댐을 만들어 총 63만 톤의 물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20곳의 암반층의 지하수를 끌어 올려 하루 2만 3천 톤의 물을 추가로저장하는 시설을 갖췄거든요. 그 이후 속초는 가뭄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사람의 힘으로 비가 내리게 할 수는 없지만,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은 세울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만이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김병식 교수님 감사합니다.
출처: SBS 모닝와이드(https://programs.sbs.co.kr/culture/morningwide/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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